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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사랑은 분리된 사랑(divide and love)이었다. 그 사랑은 거의 무의식적인 것이었지만, 한 아들에게 나머지 두 개의 다른 얼굴을 절대 보여주지 않는, 유능한 바람둥이의 사랑 같은 데가 있었다. 그것은 황진이 보다 정도가 심한 것이었다. 황진이야 오늘은 서경덕, 내일은 벽계수, 모레는 또 다른 남자를 사랑했지만, 적어도 한 시기에는 한 남자만 사랑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세 아들을 동시에 사랑했다. 더구나 세 아들은 20년 가까이 한 공간에 거주했으니, 어머니의 거짓말 실력은 놀라운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어머니의 사랑이 언제나 비밀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집에서 공인된 것이었다. 혹시 동생과 어머니다 단둘이 속삭이는 것을 다른 식구가 보았다고 해도 특별히 의심을 살 이유는 없..

우리 교육제도의 가장 큰 목표는 학생들을 상급학교에 진학시키는 것이었다. 선생님들은 초등학교 → 중학교 → 고등학교 → 대학교 식으로 자꾸 진급을 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것은 각급 학교가 독자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는 증거였다. 그리고 그런 계단을 밟아나가는 동안 나의 동굴 속 황제다운 성격은 더욱 확고해졌다. 학교 밖을 나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부모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부모가 되고, 기업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취직을 한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일단 부모가 되고 취직을 하면, 그럭저럭 한평생을 살 수 있다. 특별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국방부 시계는 돌아가고 진급은 된다. 참으로 한국인의 보편..